경영자와 근로자들이 한뜻으로 뭉치면 불황도 결코 무섭지 않다.

항암 항생 순환기치료제 등 완제의약품을 생산 수출하는
한국유나이트제약이 바로 이런 회사이다.

충남 연기군 전동면 노장리 노장농공단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 회사는
요즘 일감이 밀려 공장은 쉴 틈이 없다.

같은 지역내 공장의 절반이상이 문을 닫거나 조업단축에 들어갔지만
이 회사는 독야청청이다.

특근과 야근을 하지않으면 납기를 맞출수 없을 정도다.

10여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감안하면 한국유나이트제약의 약진은 정말
돋보인다.

완제의약품수출은 매우 까다롭다.

해당 국가로부터 평균 2년간의 임상실험을 거쳐 안전성이 증명돼야하는
특수성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세계 20개국에 1백여품목을
등록,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한가지 놀랄만한 것은 모든 수출품이 자체 브랜드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외화난속에서 달러화를 벌어들이는데 톡톡히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3년 4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실적이 올해 5백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연평균 3백70%의 수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93년 34억원에서 94년 52억원, 95년 84억원, 96년 1백15억원,
올해 2백억원으로 급신장했다.

이같은 고속성장은 강덕영 사장의 경영수완과 노사화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사장은 해외거래선관리에 철두철미하게 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거래선의 경조사를 빼놓지않고 챙기는가 하면 한국에 오는
바이어들을 집으로 초대, 인간관계를 강화한다.

이러한 가운데서 자연스럽게 신뢰관계가 구축된다.

고속성장을 해왔던 회사에도 지난 95년 시련이 닥쳤다.

장마로 공장뒷산이 무너지면서 공장이 침수돼 생산라인이 멈춰선 것.

원부자재 유실과 제품파손 등 막대한 손실을 입어 선적일을 맞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때 근로자들이 일어났다.

윤홍구 노사협의회 대표를 중심으로 전근로자들이 공장복구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비를 맞아가면서도 보름동안 철야작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해서 납기를 지켰고 이 소식이 바이어에게 들어가 좋은 인상까지
심어주게됐다.

근로자들은 회사를 자기집일처럼 하고있다.

형광등 1개 끄기, 이면지 사용하기, 폐지재활용하기, 수돗물 절약하기,
원부자재 절감하기 등 다양한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에도 교대시스템으로 운영, 생산라인을 중단시키지
않고 있다.

불량품의 원인이 되는 기계멈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렇게해서 생산성을 15%이상 향상시켰고 연간 2억원의 원가절감과
불량률 0%를 달성했다.

IMF시대를 맞아 근로자들은 비용절감과 생산성향상을 위해 더욱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LA에 현지법인인 진텍코리아를 설립한 이 회사는
내년에 베트남 필리핀 페루에도 현지 법인을 세워 글로벌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 연기 = 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