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위기속에 원화가치가 폭락하면서 해외유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도 없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드는 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유학생들은 최근 2개월 사이에 환율이 2배이상 급등, 생활비가
치솟자 학업을 일시 중단하고 취업을 하려 하고 있으나 취업 허가증이
없어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취업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는 현재 3만7천여명의 한국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국내송금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이 1천8백원대로 지난 2개월전보다 2배가까이 오르면서
생활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UCLA에 다니는 김민아양(23)은 "올초만해도 부족하지 않게 생활했는데
지금은 공부는 커녕 먹고 지내기도 힘들다"며 "그렇지만 부모님께 더 많은
돈을 송금해달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생들의 고민은 이런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다는
데 있다.

미국내에서 유학생들이 취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 취업허가증을 받으려고 해도 조건이 까다롭고 3~4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이에 따라 아예 학업을 그만두고 귀국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UCLA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영수씨(31)는 "가족의 생활비와 학비를
감당할 수 없어 학위를 포기할까 생각중"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공부한 게
억울하기도 하고 국내에 들어가서도 일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확신이
없어 머뭇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유학생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매년 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 LA=양준용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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