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19일 발표한 성탄메시지를 통해 "오늘날 경제위기의
원인은 상당수 국민이 정직과 성실을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사회전반에 걸친 이기주의 물질주의및 부정부패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인간존중과 이웃사랑및 나라와 겨레의 이익을 앞세우는 가치관을 지닐 때
위기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도는 남을 위해 당신을 비우시고 낮추시고 죽으시기까지
했다"면서 "그리스도의 이타정신을 본받아 자신을 비우고 사랑할줄 알 때,
고통을 분담하고 가진 것을 나눌줄 알 때, 청빈과 겸손의 정신으로
봉사할줄 알 때 우리 자신과 사회를 구하고 세계를 구하는 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 대통령은 국민을 오늘의 실의에서 일으키며 지역이나 계층으로
갈라지고 흩어진 국민의 마음을 관용과 화해의 정신으로 하나로 모을줄
아는 대통령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새 대통령을 보필하는 모든 이들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솔선하여 검소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얘기했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