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심가인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는 자정이후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온통 축제 분위기.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김대중 김대중"을 연호하는 바람에 금남로
6차선 거리는 차량 통행도 어려울 정도로 혼잡.

전남도청앞 5.18민주광장 주위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들은 김후보 얼굴이 그려진 광고판이나 태극기를 흔들며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광장 분수대에는 "드디어 해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눈길을 끌었다.

광주시민들은 개표 초반 김후보가 이회창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낙심한듯 초조한 모습으로 TV화면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자정이후 점차 김후보 당선이 확실해지자 옆자리 동료에게 술을
권하며 자축하기 시작.

일부 술집에서는 인근주민이나 손님들에게 술을 공짜로 나눠주기도 했다.

<>.강원도 횡성군청 회의실에서 실시된 횡성군선거구 개표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18일 오후 11시에 마감됐다.

횡성선거구는 이날 오후 7시30분께 개표가 시작된 이후 3시간30분만에
34개 투표함을 모두 개표해 개표 종사원들과 각 정당 참관인 등이 가장 빨리
개표가 끝난 것을 환호하며 일을 마무리했다.

<>.18일 오후 8시50분께 대구시 북구 침산동 북구청 4층대회의실에 마련된
북구을 선거구 개표장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대구.경북선거대책위원장인
자민련 박철언 의원과 국민회의 추미애 의원이 참관증 없이 개표장에
들어갔다 타정당 참관인의 항의를 받고 박의원이 5분만에 퇴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박의원은 추의원과 함께 참관증 없이 개표장에 들어가려다 선관위
직원의 제지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들어가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국민승리21측 참관인 김수철(40)씨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씨의 항의를 받은 박의원은 "법대로 하는데 할말이 없다"며 관계자들에게
정중히 사과를 하고 5분만에 개표장을 나왔다.

<>.서울 종로구 명륜2동 이회창 후보의 본가에서는 이후보의 부친 이홍규
(92)옹이 노환으로 오후 8시께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뒤 모친 김사순(82)씨와
셋째 이모만이 TV 개표방송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김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개표결과가 역전을 거듭해 마음을 졸이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보의 본가에는 이날 오후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대통령 후보의 부모가 사는 집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한 분위기였다.

<>.이날 전국에서 제일먼저 투표를 끝낸 곳은 경기도 강화군 삼산면
미법섬의 강화제6투표구.

지난 대선때도 제일 먼저 투표를 끝낸 투표구로 기록됐던 이 곳에서는
전체 유권자 24명중 부재자 1명을 제외한 23명이 오전 5시40분께부터
투표소가 마련된 마을회관에 모여 있다 투표시작 8분만인 오전 6시8분께
모두 투표를 마쳤다.

<>.지난 2월 북한에서 망명한 황장엽씨와 김덕홍씨는 이날 오전 6시30분
주소지 투표소에서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다.

지난 8월 국적을 취득,최초의 참정권을 행사한 황씨는 역사적인
대통령선거에 참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신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돼
커다란 긍지를 느낀다며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굳게 단결해
조국통일을 앞당기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일가족을 이끌고 지난해 12월 귀순한 김경호 최현실씨 부부가 오전
9시께 송파구 거여동 거원초등학교 투표소에서 남한에서의 첫 참정권을
행사하는등 귀순자들의 투표행렬도 이어졌다.

<>.지난 16일 모친상을 당한 선거사무종사원이 상중에도 종일 투표소를
지켜 주위를 훈훈케했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사무소 강차규 계장은 이날 오전 5시50분부터 하루종일
선거사무에 종사하는 등 공직자로서 사명을 다했다.

한편 광주 북구 운암3동 4투표소에서는 투표를 마치고 귀가하던
최운천(82)씨가 갑자기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함께 투표를 하고 나오던 아들 귀남씨는 노환으로 그동안 자리에
누워계시던 아버님이 이날 투표를 마치고 걸어나오시다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주저앉으며 돌아가셨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