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카지노업계 대부 전낙원피고인에게
법원이 집행유예형을 선고하면서 "외화획득"에 적극 나서라고 충고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재진 부장판사)는 17일 조세포탈 및 재산 해외
도피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전피고인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81억원 추징금 1백20억원을
선고.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외화획득이 절실히 요구되는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볼 때 피고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말고 정상적 경영을 통해 외화획득과
경제재건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이어 "카지노 사업은 원자재가 필요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현실적으로 중요한 외화획득 자원"이라며 "카지노사업도 영화산업이나
엔터테인먼트산업처럼 활성화해 적극적으로 외화를 획득하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횡령, 탈세, 재산해외도피 혐의는 유죄로 인정
되지만 이는 해외 호텔사업의 재투자를 위한 목적이었던 점 등을 참작,
관대한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전피고인은 지난 90년부터 92년까지 자신이 회장인 파라다이스투자개발(주)
의 카지노 수익금 4백55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 1백60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1천6백65만달러를 해외로 유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된 뒤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인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