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곰에 대롱을 대고 쓸개즙을 빨아먹는 한국인을 아주 미개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사향을 대체할 합성물질을 개발했다니까 여간 깜짝
놀라는게 아니었습니다"

조선무약 생명과학 연구소 신대희 약학박사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CITES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관련
국제심포지엄에서 이회사가 개발한 사향대체물질인 l-무스콘이 뇌허혈증
심혈관계질환에 천연사향 못지 않은 증상개선효과를 나타낸다고 발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신박사는 "사향은 수컷 사향사슴의 향낭을 건조한 물질로 현재
사향사슴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며 "CITES및 WWF(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
관계자와 세계생약학계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NBC와 로이터등 세계적 방송.통신사와 10여개 현지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해갔다.

일본 중국 대만 등도 사향 호골의 대체방법을 연구해왔지만 대부분
성분규명 인공사육법개발 등에 국한돼 조선무약과 같은 완전인공합성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그는 "대부분 인공합성한 무스콘은 광화학 이성체인 d형과 l형은
혼재돼있어 활성형인 형만을 분리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여겨져
왔다"며 "l-무스콘은 동물임상실험결과 강심 진정 호흡개선 혈압강하
항스트레스등의 효능이 천연사향과 같거나 약간 나은 것으로 확인됐다"다고
밝혔다.

신박사팀은 86년부터 12년간 1백억여원의 연구비를 들여 지난 8월 l형
무스콘의 대량합성법 개발에 성공했고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내년 상반기에 사람을 대상으로한 임상실험을 마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무약은 이를 위해 총 1백50억원을 투자해 99년부터 l-무스콘을
대량 생산할 계획인데 의약품 화장품 기능성식품에 소요되는 내수물량만
해도 연간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