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이겨내기 위해 각 기업들이 인원감축 등을
통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대기업 부장이 과로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오후 4시께 서울 중구 무교동 코오롱빌딩 5층 코오롱상사 남성복2팀
사무실에서 팀장 겸 부장인 김중모씨(43.서울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
아파트)가 갑자기쓰러져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기던중 숨졌다.

이 회사 과장대리인 이두영씨(32)는 "어제 오후 3시반께 출근한 김부장이
과장급이상 간부 6명과 함께 내년도 예산절감 방안과 매출증대 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자료를 준비하던중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수입브랜드로 의류를 생산 판매하는 남성복2팀은 IMF 한파가 닥치면서
매출이 급감, 적자부서로 전락했으며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온
김씨는 최근 거의매일 밤 늦게까지 야근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부인 권모씨는(38)는 "회사가 이달초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IMF
체제에대응하기 위한 감량경영을 선언한 뒤 실직에 대한 걱정과 함께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건강했던 김씨가 쓰러질 당시 휴일이었기 때문에 사무실에
난방이안돼 추웠다는 코오롱상사 직원들의 말에 따라 일단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뇌출혈이나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