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부산 경남지역에 추진중인 대형사업들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이는 최근 대부분의 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혀 사업을 포기하는 쪽이 바람직
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경은 올해초 부산정보단지 사업의 주식 51%를 매입, 최대주주로 선정된
후 최근까지 이 사업에 1백10억원을 투자하고도 최근 극심한 금융위기로
신규자금을 투자할 여력이 없어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15일 부산시에
통보했다.

선경은 총 2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자해 오는 2001년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일대 35만평에 최첨단정보시설 등을 갖춘 부산정보단지를 완공
키로 했었다.

극동건설과 롯데건설도 가뜩이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도 부산시가
부산 명지주거단지 개발공사의 선수금 2백60억원과 기성금 8백30억원 등
모두 1천90억원을 주지않아 공사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시에
통보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서울대형업체들과 동원개발 대동 등 지역주택업체
들도 자금경색과 금리폭등을 감안, 김해 장유지구, 양산 물금지구 등 연내
분양할 예정이었던 3천여세대의 아파트 분양을 내년으로 연기하고 신규분양을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

신세계와 뉴코아백화점 등도 부산의 유망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해운대구
신시가지내에 1만평 규모의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을 내년말까지 개점할 예정
이었으나 최근 경기불안과 부도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유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원토건은 지난 95년 창원 용원상업지역 1만6천4백평의 창원종합시외버스
터미널 건립사업의 민간업자로 선정돼 최근까지 계약금 39억원과 중도금
70억원 등 모두 1백9억원을 납부하고도 경영난을 이유로 지금까지 사업을
미뤄오다 최근 창원시에 사업포기각서를 제출하고 중도금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마저도 1백억원이 넘는 투자비까지 포기하면서까지
사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지자체들은 현안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다"며
연내에 자금줄이 풀리지 않는 경우 공사포기 사태는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