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성북동 길상사 개원법회에 참석한 종교계 지도자들은
한국경제신문사의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법회에 초대받은 김수환추기경은 경내에 설치된 서명대에서
서명한뒤 김추기경은 "경제난국에 온국민이 합심해서 경제를 살려야죠"라며
한국경제신문사가 펼치고 있는 1천만명 서명운동에 공감을 표시했다.

<>.또 송월주조계종 총무위원장은 경제살리기캠페인에 서명한 뒤
"절약하는 습관을 몸에 배도록해 경제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상사주지인 청학스님은 당초 길상사 밖에 설치키로 했던 서명대를
사찰 안쪽으로 옮기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한편 길상사는 삼청각과 함께 3공시절 우리나라 양대 요정이던
대원각의 주인 김영한여사(81)가 96년 5월 법정스님에게 기증, 그동안
창건준비를 거쳐 이날 개원했다.

2천5백여명이 모인 이날 개원식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이곳이 일반인들의 마음을 깨긋하게 하는 도량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잠실 지하철역 광장에서 실시된 경제살리기 서명식에는 휴일을
맞아 인근 롯데월드에 쇼핑과 휴식을 취하러 나온 가족단위의 서명객이
많았다.

또 추위를 피해 잠실역에 모여서 장기를 두던 노인들이 길을 가던
젊은이들에게 "서명하라"고 권유하며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동사무소에 근무한다는 김미순씨(35 서울 면목동)는 "경제가 이처럼
나빠진데는 관료들의 책임이 크다"며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씨(30.서울 서초동)는 "달러부족으로 쌀을 수입하지 못해 미국에서
식량을 원조받아야 할 지 모른다는 말을 들은 뒤 입맛이 없어졌다"며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해 IMF 관리체제를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생인 박가영양(14.서울 거여동)은 "5만원하던 용돈이 이달부터
3만원으로 줄었지만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고
어른스레 말했다.

<>.프로농구시합이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응원의 함성 못지않게
경제살리기 함성도 크게 울려퍼졌다.

농구경기를 구경나온 시민들은 차가운 날씨속에서도 서명대앞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 서명대열에 동참했다.

고동우(15.중2)군은 "용돈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비싼 농구장 매점에서
사지 않으려고 집앞 수퍼에서 먹을 것을 사왔다"며 김밥과 과자를 흔들어
보였다.

대학졸업반으로 설계사무소에 취직됐다는 이경욱씨(26)는 "예년 같으면
과졸업생이 모두 취직했는데 이번에는 취업률이 40%도 안된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패스트후드 등 외화낭비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서구 염창동 염창감리교회에서는 나라경제의 조속한 정상화와
발전을 기원하는 주말예배와 특별강연이 하루종일 열렸다.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그동안 오만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한 탓에
오늘과 같은 어려움이 우리앞에 닥친 것"이라고 회개하고 "하루속히
국제신인도가 회복돼 경제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이날 경제살리기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한 경제살리기 1천만명 추진본부장인
강승일 집사는 "영광이 있기전에 많은 역경과 고난이 주어지는 법이라며
우리모두가 합심해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다면 우리앞에 더 큰영광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교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 특별취재단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