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아파트 중도금을 내야하는데 어떻하느냐"

"다음달에 아들 장가보낼 돈인데 은행보다 이자를 더준다고 해서
맡겼다가 떼이게 생겼다"

"지난번 9개종금사가 영업정지 명령을 받을 때만 해도 "우리 종금사는
괜찮다"며 큰소리 치더니..."

대한 중앙 신한 한화 나라 등 5개 종금사가 추가로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10일 각 종금사 본지점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업무정지 소식을 듣고 몰려온 고객들이 예금인출을 요구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또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종금사에도 예탁금인출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잇고 어디에 돈을 맡겨야좋은지 묻는 고객들의 전화도
쇄도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대한종금 본점에는 이날 오전 9시께에 달려온 주부
박인순씨(강남구 개포동.56)가 정문앞에 게시된 업무정지조치안내문을
보면서 "내년 2월에는 정말 돈을 찾을 수 있느냐"며 불안해했다.

또 중구 장교동 한화종금 본사에는 경찰병력 30여명이 배치된 가운데
고객 10여명이 "원리금지급약속"을 요구하며 직원들을 몰아세웠다.

다동의 신한종합금융 본사에도 고객 10여명이 몰려와 닫혀진 출입문
앞에서 직원들에게 현재의 상황과 인출시기에 대해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김제민씨(은평구 홍은동 53)는 "9개 종금사 영업정지 조치가 나왔을때
우리회사는 안전하다고 강조하더니 거짓말을 한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들 종금사는 아침부터 전화문의가 폭주한 가운데 본지점정문에
안내문을 게시하고 예금인출을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직원들이 "업무정지
조치는 일시적이며 정부가 원리금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들어
동요하지 말 것을 부탁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김정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