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덕구 덕암동에 위치한 감천기공의 남경희(37) 실장.

그는 기업인들에게 "해결사"로 통한다.

그의 손만 닿으면 멈췄던 기계도 돌아가기때문이다.

기업인들은 그를 "하늘이 내려준 보배"라고까지 추겨 세운다.

그는 국내 방전가공기 분야에서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최고수준의
기술자다.

지난 93년 미국 하우저만사가 실시한 CNC (컴퓨터수치제어) 및 EDM
(방전가공기) 교육에서 일본 등 선진국 기술자들을 제치고 최우수기술자로
선정됐을 정도다.

주성근 사장은 "한국에도 이런 기술자가 있느냐며 하우저만사 관계자가
감탄했다"고 자랑했다.

하우저만사는 남실장의 기술력을 인정해 남천기공을 자사제품의 한국내
애프터서비스 전문업체로 지정했다.

경기도 김포가 고향인 그는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하지만 자신을
필요로하는 기업은 어디든 찾아간다.

철야작업도 밥먹듯 한다.

대형기계를 보기위해 직접 사다리에도 오른다.

그는 "기계를 직접 보지 않으면 답답해서 견딜수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원주의 한국금형이 3차원 모델링한 프로그램을 기계에 자동연결하는
작업을 3개월동안이나 실행하지 못한 것을 1주일만에 해결하기도 했다.

아산의 현암산업에는 그동안 수작업으로 해온던 자동차 연료펌프
테스트장비를 데이터관리까지 가능한 컴퓨터 자동화시스템으로 개발해줬다.

또한 창원의 창원공업에는 고장난 컨트롤러의 소프트웨어를 국내업체가
"불가능하다"며 애프터서비스를 포기한 것을 이틀만에 고쳐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이처럼 그가 해결사 역할을 해준 기업이 전국에 수도 없이 많다.

그는 "방전가공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번 고장나면 애프터서비스를
받기위해 석달이상 기다려야해 생산차질을 빚는데다 기계를 새로 구입하는
등 엄청난 비용까지 들이고 있는게 우리 기업의 현주소"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같은 폐단을 씻기위해 자신을 필요로하는 기업은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힘줘 말한다.

"기업인들이 멈춰섰던 기계가 돌아가는 것을보고 함박웃음꽃을 피울 때
보람을 느낍니다"

< 대전 = 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