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기획부는 20일 서울대 사회학과 고영복(69) 명예교수와 서울지하철
공사 동작설비분소장 심정웅(55)씨 일가 3명으로 구성된 "지하가족당" 등
고정간첩 4명을 검거, 국가보안법위반(간첩)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안기부는 또 남파간첩과 국내고첩망에 대한 조사내용을 근거로 관련
혐의자 2백여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와 동향 내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이날 지난달 27일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직파간첩 최정남(35).
강연정(28)부부를 검거해 조사한 결과, 고교수가 지난 61년 북한에 포섭된
이후 36년간 고정간첩 활동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고교수는 지난 61년9월 이화여대 강사 재직 당시
월북삼촌 고정옥의 소식을 전달하며 접근한 남파공작원에게 포섭돼 대남공작
원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고첩활동을 해왔다.

또 중학교때 월북해 간첩교육을 받은 지하철공사 간부인 심정웅씨는 남파
부부간첩과 6차례 접선, 김정일에 대한 "충성의 맹세문"을 제출하고 집수정과
변전실 등 지하철 핵심시설 현황 등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정남부부간첩은 지난 7월30일 평남 남포항에서 공작선으로 서해를 통해
남하, 8월2일 밤 11시 거제도 해금강 갈곶리 해안으로 헤엄쳐 상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오전 11시30분 울산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서 전국
연합산하 울산연합 간부 정모씨(35)를 만나는 현장에서 검거됐으며 이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고교수 등 국내 고첩망이 적발됐다.

안기부는 그러나 여자간첩 강연정은 진술을 거부하다가 다음날 아침 독약
앰플로 자살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조사과정에서 지난 2월 발생했던 김정일의 처 성혜림 조카인
귀순자 이한영씨 피격 사망사건은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테러전문 요원인
특수공작조 2명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안기부는 또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에서는 국내의 공개 정보자료를 통해
1천5백여명의 포섭대상자를 선정, 이들에 대한 개인별 신원분석까지 완료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체코제 32구경 권총 3정, 만년필용 독총 4개, 독약앰플 5개
등 인명살상용 장비 10종 2백5점 <>무전기 4대와 난수표 등 통신장비 16종
94점 <>위조된 주민등록증 4장와 경찰신분증 1장 <>공작금 3천여만원중 남은
한화 98만원, 일화 2백45만엔, 미화 5천달러 등을 압수했다.

< 김문권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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