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망국병인 과열과외를 줄이고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기한다는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한 부분이 쉬우면 다른 부분은 어렵게 출제해 변별력을 중요시하는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한 것이다.

앞으로도 출제기관은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낮춰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입시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 제1교시 언어영역

교과서내에서 나온 지문이 많고 문제도 평이해 평균 5~10점 정도 올라갈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모의고사보다 쉽게 출제되고 학교 선생님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부분에서 많이 출제돼 여유롭게 문제를 풀었다.

다만 정철의 "사미인곡", 정지상의 "송인" 등 고문 4문제가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제는 어휘력, 사실적.상상적.비판적 이해력, 추리, 논리적 사고의
복합성과 연관성 등 언어 운용의 고등정신 기능을 측정하는데 비중을 뒀다.

지문수는 지난해의 10개와 같았으며 문학적인 글과 비문학적인 글의
비율은 지난해와 같이 3대7이 되도록 했다.

특히 통합교과적인 문제가 늘어났다.

듣기평가(6문항)에서는 <>연극대사 <>대금산조 <>환경문제 <>남북학술교류
등 생활과 밀접한 문제가 출제돼 주목을 받았다.

<> 제2교시 수리탐구I영역

교과서에 나오는 예제수준의 문항이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

작년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이 37.6점에 그쳤으나 올해는 50점 정도로
올라갈 전망이다.

입시학원들은 만점자가 다수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인문계의 경우
<>상위권 5~6점 <>중위권 8~9점 <>하위권 4~5점 정도 올라가고 자연계는
<>상위권 6~7점 <>중위권 8~9점 <>하위권 5~6점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
했다.

출제는 교과서의 기본적 개념, 원리, 법칙의 이해능력을 평가하는 수준에
맞추고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은 지양했다.

호수 수질검사, 통일비용, 야구 등 생활속에서 소재를 구한 문항도 포함
했다.

23번과 28번 등 고난도 문제는 2~4개 정도만 출제해 문제풀이 시간이 많이
들지않도록 배려했다.

<> 제3교시 수리탐구II영역

사회와 과학탐구 분야를 쉽게 출제해 평균 점수가 3~5점 가량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중요사항을 교과서내에서 출제한다는 원칙아래 상황을 제시한뒤 여러
교과에 관련된 내용을 물어보는 세트형 문항과 한 교과내에서 다른 단원을
통합하는 문제가 늘어났다.

그러나 답안에 여러 교과의 내용이 섞여 있는 억지스타일의 통합교과형
문제는 줄였다.

과학탐구는 순수과학적 상황에 편중하지 않고 일상적.자연환경적.사회적.
기술산업적 상황을 골고루 활용했다.

사회탐구도 수험생들이 현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례들로 문항을
구성했다.

배점비율은 인문 및 예.체능계 6대4, 자연계 4대6으로 하고 사회탐구는
인문계에 한해 67%내외를 계열공통, 33%내외를 계열별로, 과학탐구는 자연계
에 한해 67%내외를 계열공통, 33%내외를 계열별로 각각 출제했다.

<> 제4교시-외국어영역

평이한 문제가 출제돼 상위 50% 집단의 평균이 지난해 3~5점 가량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출제는 영어를 듣고 읽어서 그 사실적 의미와 의사소통의 가치를
이해하는 능력과 대화 담화 단락의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의 측정에 큰
비중을 뒀다.

각 문항의 소재는 통합교과적인 것으로 했으며 문항당 지문의 길이는
대부분 60내지 1백개 내외의 단어로 구성했다.

듣기 및 말하기 문항수는 전체문항의 31%인 17문항이 출제됐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