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장기화로 극심한 취업난이 빚어지는 가운데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3.4%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5월 2.5%,
7월 2.2%, 9월 2.2%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견상으로는 실업률이 완전고용으로 간주되는 2% 수준에
근접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노동시장에서는 구인자수보다 구직자수가 더 많이
늘어 취업난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의 난이도를 나타내는 구인배율(구인자수를 구직자수로 나눈 배율)은
전국 2백12개 직업안정기관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62에서 올 10월에는
1.18로 떨어졌다.

이는 1년전에는 구직자 1명당 1.62개의 일자리가 있었으나 현재는 일자리가
1.18개에 불과해 그만큼 취업난이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노동부 최병훈 고용정책과장은 "취업난이 가중되면 실업률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전제한뒤 "최근의 이상현상은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실망실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금년초 높은 수준을 보이던 경제활동인구증가율이 중반이후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사실로 입증된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