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취업전선] (11) 총장이 직접 취직 "판촉"
졸업예정자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대학 교수 학생들의 장사가
한창이다.
학생들의 신상기록을 담은 팜플렛과 디스켓을 기업체에 발송하고
품질보증서까지 붙여준다.
조금이라도 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철저한 AS(애프터서비스)제도는 물론이고 "불량품"에 대한 리콜제까지
실시한다.
"저를 좀 사 주세요. 성명 <><><>. 토익 7백, 정보처리기사 2급,
산업안전관리사 2급, 컴퓨터프로그래밍 능통. 조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금오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4학년들은 이처럼 자신의 사진과 프로필을
담은 팜플렛을 제작해 각 기업체에 열심히 보내고 있다.
가만히 앉아 원서만 날아오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때문이다.
<>필리핀 어학연수 1년 <>호주 배낭여행 <>PC활용 가능 <>특기는
영어회화 <>취미는 농구 테니스 등 자신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어떤 학생은 호출번호와 집 전화번호까지 기재해 놨다.
이 학과 조정기군은 "취업준비생도 하나의 상품처럼 자신을 알리는데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프로필을 만들게 됐다.
고객인 기업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전주대 보험학과 4학년생들도 학과성적과 자격증등을 담은 프로필을
제작해 보험관련 기업체 등에 발송하고 있다.
양희산 학과장은 "앉아서 취직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다는 차원에서 시작해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경성대는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신상과 특징을 담은 디스켓을 제작,
기업체에 보냈다.
동문기업은 실적을 올리기 위한 1차 캠페인 대상이다.
아주대는 동문기업들을 초청해 잡(Job)페어를 열었으며 전남대는 관내
기업체와 기관에 총장명의의 취업협조 공한을 발송하고 교직원 60명으로
기업체 방문팀을 구성해 방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북대는 총장이 동문기업에 직접 전화를 걸어 취업을 부탁하고 있다.
충남대도 단과대별로 교수들이 동문 기업체 등을 돌며 제자들의
취업알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남대도 도내 2백여업체를 방문해 취업협조를 당부하고 다닌다.
성신여대는 지난달 취업전략주간을 설정, 창업자 금융계 언론계 여군
기업체 전산직 프리랜서 디자이너 작가 항공계 등에서 종사하는 동문들과
졸업예정자들이 만나는 "성신전문인의 밤"을 개최해 취업알선을 부탁했다.
또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외부기관에 의뢰해 취업면접매너 실습교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화장법
의상코디 말씨 서류작성요령 면접요령 등도 가르쳐주고 있다.
면접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단점도 보완해준다.
취업준비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설하기도 하고 교과과정을 아예 취업
위주로 바꾸는 대학도 있다.
졸업생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인증제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이화인증제,동국대의 동국참사랑인증제, 숙명여대
전산인인증제, 전남대 직무능력인증제, 조선대 백악장제, 성균관대 삼품제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제 대학의 장사수완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대학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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