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곡 녹산 등 부산과 경남지역의 공단과 단지의 사업자들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공업지역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상업지역 등을 늘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경남도로부터 민자업체로 선정돼 2천1백53억원을 투입, 오는
99년말까지 경남 양산시 어곡동 일대 38만7천평의 어곡공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그러나 분양한지 얼마되지 않아 분양율이 20%에도 못미치는 등
사업성이 없다며 최근 어곡공단의 개발계획 변경신청서를 경남도에 제출했다.

경남도는 이달말께 공단용지중 11만3천평을 주거용지 1만4천평, 상업용지
1만8천평, 물류단지 2만7천평, 교육용지 1만3천평으로 변경한다는 삼성물산의
변경신청을 승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어곡공단의 평당 분양가가 현재로선 78만원에 달해 인근
녹산공단의 60만원보다 훨씬 높아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용도
변경할 경우 65만원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공사 부산지사도 부산시와 공사계약을 체결, 부산 강서구 녹산
국가공단의 개발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최근 분양가인하 등을 이유로 녹지와
공공시설을 16만6천평이나 줄여 상업 주거용지 등으로 변경했다.

토공은 부산시와 가계약을 맺어 개발을 담당할 지사과학단지도 부산아시안
게임 골프장 부지확보 등을 이유로 당초 2백만평에서 81만평으로 대폭 축소
했다.

부산시도 강서구 신호지방공단을 조성하면서 부족한 사업비와 조성원가를
낮추기 위해 7만2천여평의 공장용지와 녹지를 줄이는 대신 상업지역과 주거
지역으로 확장했다.

부산정보개발(주)는 부산시로부터 민자업체로 선정, 부산 수영만 부산
정보단지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나 입주희망업체가 적은데다 분양가도 높아
최근 토지이용계획을 변경, 전체용지중 정보통신시설에 5만평만 할애하고
나머지는 상업, 유통지구로 조성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사업비는 한푼도 없으면서 잇따라 대규모
공단과 단지를 민자나 위탁 개발해 당초 공단으로서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파행운영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고 장기적으로 공단규모 등을 분석한
뒤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