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율촌 제2지방산업단지 입주자를 정부의 분양면적 제한과 관계
없이 모집키로 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전남도는 건교부가 지난 9일 여천군 율촌 제2산업단지(4백3만평) 지정을
승인하면서 분양면적을 "1개 그룹에 1백만평 미만"으로 제한했으나 이달말
입주자 공모과정에서 이 조건에 합당한 분양희망자가 없거나 적을 경우에는
1백만평 이상을 희망하는 기업에도 분양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같은 도의 방침은 그간 이곳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해 온 현대에
대부분의 면적을 분양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간 현대의 제철업계
진출에 부정적 반응을 보여온 정부와의 알력이 예상된다.

도는 지난해 초 율촌 일대 7백여만평을 제2지방산단으로 승인해 줄 것을
건교부에 요구했으나 정부 관계부처의 협의과정에서 면적이 너무 넓다는
통상산업부의 반대에 따라 지난해 12월 면적을 줄여 재신청했으며 10개월
이상 늦어진 지난 9일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도 관계자는 "1백만평 미만 분양희망자가 많다면 다행이지만 없을 경우
한 그룹에 1백만평 이상 분양하는 것도 불가피하다"며 "지난 20일 분양면적
제한의 해제를 건교부에 건의한 만큼 정부도 우리 도의 입장을 이해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4월 10일부터 한달간 전국 30대 재벌그룹을 방문, 입주
의사를 타진한 결과 현대그룹만 3백만평을 분양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며
같은 기간 전국5백개 유명 기업체에 발송한 설문서에서도 입주의사를 표시한
기업이 5개업체(4만6천평)에 그친데다 최근의 심각한 경기침체에 비추어
현대 외에는 입주희망자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