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에 위치한 혜전전문대학(학장 김희중)는 국내 처음으로 지난해
호텔제과제빵과를 개설했다.

현재 학원이나 각종 학교에서 도제식 및 기능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제과제빵 교육을 정규과정에 도입시킨 것이다.

이 학과는 단순히 빵을 만들어내는 기술 뿐만 아니라 제품의 완성도를
pH로 측정하고 유산균 등 미생물을 이용해 과학적으로 빵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가르친다.

기능과 과학의 비율을 반반씩 잘 접목시켜 제과제빵의 과학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게 이 학과의 목표다.

1백평 이상의 실습실에는 제과실험실, 제빵화학 및 분석실, 재료실 등이
있는데 실습기자재 수준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대학측은 이 학과를 특성화 계열로 키우기 위해 독립된 학과건물과
연구소도 갖출 예정이다.

또 미국 LA의 tech와 독일의 하노버대학 등 외국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어
교수.학생교환, 문화 및 학술교류, 교육정보도 주고 받을 계획이다.

교수진은 고려대 농화학과 출신으로 농학박사이며 국제빵과자전(SIBA)
심사위원과 충남 대전 중소기업청 기술지도위원으로 있는 조남지 교수,
경희대 관광경영학 석사출신의 김동호 교수, 영남대 식품가공학과 출신의
김영호 교수 등 3명의 전임교수를 두고 있으며 조만간 1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다.

또 아주대 식품가공학과 출신으로 현재 (주)신라명과 연구개발실장으로
근무하는 김석영 교수, 건국대 발효공학과 출신으로 현재 삼립G.F.(주)
연구소에 있는 이정훈 교수 등 2명의 겸임교수가 있다.

이번에 첫 졸업할 학생들은 거의 취업이 완료된 상태다.

제과제빵업계와 외식산업체, 제과업체연구개발실, LG유통 등 대기업, 호텔
등으로부터 인력을 요청받고 있다.

또 식품제조기사 자격증도 획득해 제과.제빵 기술사가 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고려당 연구개발부 유상인 차장은 "그동안 제과제빵 교육은 주먹구구식에
그쳤다.

이제 정규대학에 신설돼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어 업계의 수준도
높아지고 저변도 많이 확대되리라 기대한다.

이를 토대로 좀 더 과학적인 연구가 이뤄져 한국인에 꼭 맞는 빵도
개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밤늦게까지 빵과 과자를 만드는 연구활동을 한다.

교내외 행사 때에는 빵과 과자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스승의날이나
어버이날에는 직접 만든 빵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기쁨도 누리고 있다.

2학년인 전은아씨는 "빵과 과자를 만들어 판매하는데도 이제 과학적인
이론과 기술의 체계화와 합리적인 경영방식 도입이 중요시 되고 있다.

이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는 만큼 국내와 세계의 빵 역사를 새롭게 쓰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