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통중인 닭고기에서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는 캠필로백터균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연세대의대 정윤섭 교수(임상병리과)는 "지난 79년~93년 세브란스병원
에 외래진료를 받거나 입원한 환자중 2백86명이 캠필로백터균에 감염된
환자였다"면서 "전체 장염환자의 1%가 이 균에 의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밝혔다.

이덕형 보건복지부 방역과장도 "캠필로백터 감염환자가 정부에 공식보고된
일은 없으나 일선 병.의원의 설사환자중 상당수가 이 균에 감염돼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과장은 캠필로백터는 수많은 병원성 미생물 중의 한 가지이며 감염되더
라도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노약자의 경우에만 설사 등을 앓는
것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과장은 그러나 가능하면 닭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등의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조리해 먹는 것이 식중독을 예방하는 첩경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본부도 이같은 견해에 동의하며 "현행 식품공전상 식품은
병원성 세균에 감염돼서는 안된다는 포괄적 규정이 있을 뿐이며 캠필로백터의
독성이나 전염성이 큰 문제가 안돼 지금까지 이에 대한 검사를 한 일은 없다"
고 밝혔다.

농림부의 경우에도 지난해 3월 미국내에서 캠필로백터가 문제가 된후 작년
12월말까지 9백26건의 수입닭고기를 검사했으나 1건도 검출되지 않아 올해
부터는 검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