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ware, that run business''

세계 최대의 사무용SW 공급업체인 미국 컴퓨터어소시에이트(CA)의
경영모토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좋은 테크놀로지가 필수적이며 CA는
가장 좋은 솔류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되겠다는 뜻이다.

찰즈 왕(Charles B.Wang.53)회장은 이런 면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개발한 제품만도 5백여개.

''유니센터-TNG'' ''잉그레스'' 등은 전세계 업무용 SW의 대명사가 되었다.

CA는 매출액 기준으로 SW업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두번째
(약40억달러)다.

81년 상장한 뒤로는 1만4천%나 주가가 뛰었다.

지난20년동안 테크놀로지업계에서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업체로도
꼽히고 있다.

현재 CA의 시장평가규모는 약2백억달러(18조원).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왕회장은 현재 전세계 40여개국에 1백60여개의
지사 및 사무소를 설립해 놓고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첨단에서 화려한
비상을 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내한한 왕회장을
박수진기자가 만났다.

=======================================================================

-SW 엔지니어로 출발, 현재는 매출 40억달러를 기록하는 세계 최대의
사무용 SW업체 경영자의 위치에 올랐다.

성공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왕회장 =우선 인재중심의 경영방식을 고집한 것을 들고 싶다.

SW개발은 집을 짓는 것과는 다르다.

많은 인원을 투입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개발인력을 확보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SW 업계에서는 한 사람의 우수한 인재가 1백명보다 값진 결과물을 내놓을수
있다.

나자신도 SW개발자 출신으로 업체 경영에서 엔지니어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고 있다.

CA경영에서도 이점을 염두해 두고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데 노력했다.

현재 CA는 SW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업체가 되었다.

CA는 또 이들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

-좋은 SW를 갖기 위해서는 개발도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M&A를 통해 이를 해결하기도 한다.

CA는 지난해 샤이엔이라는 보안용 SW업체를 인수한 것을 비롯 연평균
2~3개 업체와의 M&A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왕회장 =좋은 솔루션을 갖는데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가 직접 개발하는 것이고, 두번째가 좋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사들이는(Aquisition)것이다.

마지막이 인수한 업체의 솔루션을 자사 제품과 통합(Integration)하는
것이다.

일부 경영자들은 다른 업체 제품을 배격, 직접 개발에만 매달리거나
업체인수를 통해서만 솔루션을 확보하려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 둘다 좋은 방법이 아니다.

좋은 솔루션을 갖고 있는 업체와의 인수와 이를 자사 제품에 결합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CA는 좋은 솔루션을 기업들과의 합병을 통해 보다 나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M&A는 여러 방법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일 것이다.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시점(timing)을 잡는 것이다.

사르트르가 인간을 "바다위의 나비(Butterfly on the sea)"에 비유했듯
기업도 신규사업에 투자(날개짓)를 그만두면 바다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CA는 이점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

무엇인가.

<> 왕회장 =매우 조심한다는 것이다.

(웃음) SW산업은 컴퓨터하드웨어 산업과는 다른 점이 있다.

하드웨어는 그동안 메인 프레임위주의 컴퓨팅환경에서 클라이언트-서버환경
으로, 다시 NC(네트워크컴퓨터)를 위시한 메인프레임체제로 회귀하고 있다.

반복하는 형국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제품 개발시점을 잡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계속 메인프레임을 고집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SW개발은 다르다.

어느 하드웨어환경에서나 구동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객체지향형"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HP나 IBM 등이 자신들이 만든 하드웨어에서 작동할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만을 개발한 것과는 달리 CA는 어느 하드웨어에서나 쓸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왔다.

이를 다른 하드웨어와 묶어 좋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게 기본적인
전략이다.

-CA의 비약적 성장과는 달리 현재 아시아 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폴 크루그먼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의 한계를 지적한 바도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 왕회장 =아시아경제에 대한 나의 견해는 한마디로 낙관적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어려움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중국등 아시아국가들은 CA에 가장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그만큼 성장속도도 빠르고 의욕도 많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인들의 산업과 정보화에 대한 의욕은 주목할
만하다.

-조국인 중국의 지도층과 폭넓은 교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점이 사업에 많은 도움을 주는가.

<> 왕회장 =덩샤오핑의 자제들과 친했던 것은 사실이다.

장쩌민 정부의 많은 정부관리도 알고 있다.

그러나 친분이 사업의 전부가 될 수 없다.

얼마나 좋은 솔루션을 갖고 있느냐가 중국에서의 사업 성공여부를 가름할
것이다.

-MS는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상이라면 CA는 도매상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왕회장 =MS는 윈도95나 도스같이 일반사용자들이 매일 접하는 운영체계
(OS)를 만들고 있다.

CA는 일반 기업체들이 사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그 말이 맞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MS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직접 판매방식보다는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MS가 도매상이다.

오히려 CA는 사무용이긴 하지만 PC에서부터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모든
사무용SW를 개발, 직접 공급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CA가 소매상으로 표현될수 있다.

-한국방문기간 현대등 국내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기업들과의 협력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왕회장 =아직 시작단계이다.

한국 법인을 통해 현대 삼성 등 뿐아니라 가능한 업체들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해나갈 방침이다.

[[ 왕회장, 그는 누구인가 ]]


찰즈 왕 회장은 미국 업계에서 "M&A(인수합병)의 귀재"로 통한다.

76년 CA를 설립한 이후 20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마이크로 소프트와
쌍벽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업체로 키우는 과정에서 60여개의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했다.

연평균 2~3개 업체를 집어삼킨 엄청난 식욕이다.

그래서 미국 언론들은 항상 왕회장에게 "다음 M&A 대상으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그는 항상 "리스트를 보여줄까요"라며 익살을 피운다.

약력도 그의 화려한 경영능력만큼 드라마틱하다.

44년 중국 상하이(상해)에서 태어난 그는 52년 부모와 함께 중국 공산당을
피해 도미한다.

그의 부친은 상하이에서 대법관을 지냈던 인물.

미국에서의 초기생활은 평범했다.

고등학교를 마친 후 뉴욕 퀸즈 칼리지 수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다 컬럼비아대학 리버사이드 리서치 인스티튜트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게 됐다.

이때가 처음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때.

76년 왕회장은 대학동기인 러셀 아르츠트와 손잡고 사업가의 길에 나선다.

"CA-소트"라는 대형컴퓨터 데이터분류 프로그램을 개발, 판매하며 금세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CA의 모태인 스위스 CA사를 인수하며 화려한 M&A 장부를 적기
시작했다.

왕회장의 취미는 요리.

CA에서는 유명한 요리사로 소문나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워크 라이크 어 맨"이라는 요리서적도 출간,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