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노동당비서가 망명한 이후 재일 조총련 인사 5천여명이 국적을
한국으로 바꾼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재일 반북단체인 ''민주 무궁화회"''대표간사 김정일(56)씨는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들어 황장엽씨 한국 망명이후 재일
조총련계 인사 5천여명이 한국으로 국적을 바꾸는 등 조총련 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재일교포 60여만명중 조총련에 가입된 교포는 20%인 12만~
13만명에 불과하다"면서 "작년의 경우 2천3백여명의 조총련 가입 인사들이
한국으로 국적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들어 조총련은 산하 유령 부동산회사인 ''조영사''를 통해
조총련 인사 소유 부동산을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맡기고 현금을 차입,
이중 일부를 북한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오사카와 고베현의
경우, 유치원, 초급 및고등학교 부지를 오사카은행 등에 담보로 총
1백21억7천만엔을 마련했으며 이중 일부가 북한으로 송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일본에서는 ''민주 진달래'' 외에 ''조총련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동지회'' ''북조선 귀국자의 가족을 돕는 회'' 등 반북단체들이 결성돼 활동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마이니치TV의 협조를 받아 귀순자들의
증언을 듣고 이를 토대로 북한의 현실을 일본 전국에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한 것"이면서 "방송은 이달 중순께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조총련 산하 서고베상공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다 북한을 방문,
북한실상을 본뒤 지난 7월 조총련계 인사 50명과 함께 반북단체인 ''민주
무궁화''를 조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