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이색학과를 앞다퉈 설립하고 있다.

기존 학문의 영역을 쪼개거나 틈새를 파고드는 차별화 작업이 한창이다.

이는 개방화 시대의 생존전략이다.

상아탑에도 "외세"의 입김이 거세지고 출산기피로 수험생들의 수가 격감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물론 다양한 전문인력을 필요로하는 산업사회의 요구를 의식한 대학의
탈바꿈이기도 하다.

이들 특수학과들은 해마다 수십개씩 만들어지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전국에서 18개 대학들이 30개 이색학과설립 신청서를
교육부에 냈다.

각 대학의 대표적인 이색학과를 선정,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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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 모여라"

벤처기업 창업학의 산실 숭실대 중소기업학과.

중소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신설된 이 학과는 중소기업의 경영을
연구함과 동시에 직접 창업자를 양성해 배출한다.

지난 95년 3월 신설됐다가 학제개편에 의해 96년 경영학부로 편입, 현재
3학년이 최고 학년인 신생학과다.

중소기업학과생들은 4년동안 창업 마인드를 양성하는데 주력한다.

그래서 뭔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도전하는 정신이 가장
필요하다.

커리큘럼도 중소기업창업론, 금융시장론, 기업가정신, 품질경영, 판매
촉진론, 벤처관리, 중소기업협동론, 인사관리, 중소기업전략론, 운전자본
관리, 유통관리 등 창업에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최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정주영 창업론"강좌도 중소기업학과에서
개설했다.

또 학생들은 편의점, 양품점, 세차장, 주유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운 <>매장관리 <>입지 <>매출관리 <>시장성 <>경영기법 등을 리포트로
작성해 제출하는 창업실습과목도 배운다.

현재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중소기업협동론 과목의 경우
<>패션산업 창업론 <>미용창업 <>레스토랑 창업 등 매우 구체화돼 있다.

직접 시장조사에 나서기도 하며 자금조달 계획을 작성하기도 하고 창업한
사람들을 초빙해 경험담을 듣기도 한다.

이와함께 학생들 자체적으로 S.B.S(Small Business Study)와 경영연구회
등 창업관련 소모임을 만들어 활발한 활동을 펴기도 한다.

숭실대는 타대학과의 차별화를 위해 중소기업학과를 가장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숭실대는 지난 83년 세계에서 최초로 중소기업대학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대학원 초대원장을 지낸 분이 현 어윤배총장이다.

어총장은 중소기업의 전문가로 불릴 정도로 중소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학교측의 지원에 힘입어 내년에는 벤처창업학과를 신설하고 99년에는
중소기업학과와 함께 창업경영학부를 만들 복안까지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학과 학생들의 진출방향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사회에서 직접 창업에 나설 수 있다.

또 대기업에 취직해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이나 신상품개발부서에서
창업정신을 발휘할 수 있다.

남들이 꺼리는 분야에 지원해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으며 직장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독립창업도 가능하다.

창업관련 학과로 국내 최초인 점을 감안해 교수.연구원 등의 전문가로
진출할 수 있는 문도 활짝 열려 있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