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파견법 제정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파견이
합법화돼 있는 청소 경비분야는 물론 사무보조 생산보조 직접생산 등 법에
허용되지 않는 분야에서도 근로자파견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노동연구원(원장 박훤구)이 최근 근로자파견업체 4백55개, 파견근로자
사용업체 6백44개와 파견근로자 3천1백17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파견근로제가 이미 확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응한 6백44개 사용업체의 파견근로자는 모두 2만1천6백58명으
로 대부분 직업안정법에 허용된 청소 경비 이외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가공 조립 검사 등 제조업 직접생산분야 파견근로자가 6천29명으로
27.8%에 달해 주변업무뿐 아니라 핵심업무에도 깊숙히 침투한 것으로 밝혀
졌다.

이밖에 생산보조는 5천8백40명(27.0%), 사무보조는 2천3백12명(10.6%),
기능.보일러 1천6백17명(7.7%), 운수.통신 1천4백18명(6.6%)이었다.

파견근로자 사용업체 및 파견업체는 지역적으로 서울에 각각 37.6%와
57.3%로 집중돼 있으나 5년전인 92년 조사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져 전국
대도시 및 공업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견근로자는 제조업(58.4%)을 비롯, 사회.개인서비스업(17.2%), 금융
보험업(9.5%), 도소매.음식.숙박업(8.5%)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파견근로자 가정의 주소득원을 묻는 질문에는 "본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5.5%로 92년의 37.1%에 비해 급증한 반면 "부모"라는 응답자는 이 기간중
38.4%에서 28.9%로 줄었다.

이는 파견근로가 2차소득원에서 주소득원으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마지못해 파견근로를 택한 비자발적 파견근로자의 비율이 92년 70%에서
올해는 42.1%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노동연구원은 파견근로가 노동시장의 유휴인력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한편 재정경제원은 올해안에 파견근로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하고 있는 반면
노동부는 노사 양측이 파견근로법 제정에 따른 문제를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어 법제정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자고 맞서고 있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