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대규모 외자 관리권을 둘러싸고 은행간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4차순환선 완공 등 SOC사업 등에 소요될
3억달러(2천7백억원)의 도입이 11월중 완료됨에 따라 다음달 중 자금 예치
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다.

대구시가 연차적으로 도입할 30억달러의 자금관리권과 관련해 중요한
선례가 되는데다 이자금이 원화로 교환돼 국내에서 사용되면서 은행으로서는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기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외자 부족을 겪고 있는 은행으로서는 6개월내지 1년간 대규모의
외자를 국제금리보다 1% 포인트 이상 싸게 조달할 수 있고 원화로 교환할
경우의 수수료와 이자 지불을 위한 적립금 등 일석삼조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

현재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대구은행과 외환은행이다.

대구본사의 시중은행인 대동은행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금고를 맡고 있는 대구은행은 당연히 관리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신용보증조합 출자를 비롯한 각종 정책자금지원과 대출 등 대구시의 정책
사업에 기여한 부분이 큰데다 법적으로도 자금관리를 일원화하도록 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외환은행은 최근 행장이 문희갑시장을 만나 이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으며 대구시의 재정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등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은 세계적인 마켓팅능력을 활용해 자금의 운용과 환리스크
헷징에서 다른 은행과는 차별화되고 앞으로 남은 27억달러의 도입시에도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반해 대구은행은 금리나 환전수수료 등은 어차피 대구시와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할 성질의 것으로 은행간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외환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같이 양측은행에서 노리고 있는 외화의 관리권에 따른 이익은 환전에
따른 수수료 10여억원과 이자차액 30억원 등 대략 5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거액자금의 경우 일반 외화예금과 다른 특별금리가 적용되고
환전수수료도 대폭 줄어들어 실제 은행의 이익은 10억원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 대구시는 시금고인 대구은행에서 일괄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고 있으나 외환은행이 새로운 조건으로 협상을 시도할 경우 반전될 가능성
도 있어 대구시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대구=신경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