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기무치(KIMUCHI)가 아닌 김치(KIMCHI)이며 반드시 고춧가루로
만들어야 한다"

김치 종주국인 한국과 김치를 일본 상품으로 둔갑시키려던 한일간의 "김치
줄다리기"가 한국측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농림부는 13일 김치의 국제식품규격표준안을 완성해 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에 체출했다고 밝혔다.

이 안은 김치의 일본상품화를 노린 일본측과 공동으로 만든 작품.

일본은 한국이 지난 94년 규격화작업에 착수하자 재빠르게 CODEX에 규격화
작업에 동참시켜줄 것을 요구해 지난해부터 한국과 공동작업을 벌였다.

일본측은 일본의 상당수 업체들이 김치를 "기무치(KIMUCHI)"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해 수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영문명칭을 기무치로 하자고 주장했다.

또 김치를 한국식으로 고춧가루를 넣치 않고 다른 재료를 넣어 빨갛게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한국측은 이에대해 수천년을 내려온 김치의 명칭은 양보할 수 없다고
일본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김치의 맛과 색에 대해 "맵고 적당한 짠 맛을 지녀야 하며 신맛을 띨
수 없다"고 명문화했다.

"고춧가루에서 유래한 적색을 지녀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일본에서 고춧가루가 아니라 착색제인 파프리카 올레오레신으로 붉은
색을 내고 매운맛 대신 신맛을 풍기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