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최대명절인 추석 귀성전쟁이 12일부터 시작됐다.

추석연휴를 앞둔 이날 오후 주요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교통대란을
피해 미리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큰 혼잡을 빚었다.

이날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에는 오후들면서 차량이 몰리기 시작, 새벽까지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또 을지로와 잠실 영등포 등 백화점가와 경동 중부 남대문시장 등 서울시내
재래시장 주변도로는 선물을 사거나 제수용품을 마련하기위해 시민들이 타고
나온 차량으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추석연휴가 토.일요일과 겹치면서 길어지자 연휴동안 휴가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늘어나 설악산 등 국내 휴양지와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건설교통부는 이번 연휴기간동안 이동인구가 지난해보다 50여만명이 늘어난
3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는 13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귀성차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역 =서울역과 영등포 청량리역 등에는 13일부터 휴무에 들어가는 귀성객
들이 이날 오후부터 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몰려들기 시작, 큰 혼잡을
빚었다.

철도청은 수송력 증대를 위해 5백3개 열차 4천43량의 임시 열차를 편성,
운행에 들어갔다.

역광장에는 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을 대상으로 관광버스와 9인승 승합차
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속도로 =오후들어 귀성차량이 늘어나면서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진입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한남대교~서초 IC구간의 경우 이날 오전부터 이미
지체와 서행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오후들어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는
바람에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고속도로 구간별 소요 시간은 평소보다 평균 2배정도 걸렸다.

그러나 버스전용 차로가 위력을 발휘해 고속버스의 소통은 비교적 원활했고
전용차량을 이용하려고 9인승 이상의 승합차를 카풀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항 =김포공항에는 이날 오전 6시40분 부산발 KAL 1101편이 승객을
가득 싣고 이륙한 것을 시작으로 2만8천여명이 공항을 빠져 나갔다.

올해는 특별기가 줄어들어 공항을 통해 귀향할 수 있는 인원은 지난해보다
2만여명 줄어든 25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입주해 있는 국제선2청사는 연휴기간
동안 동남아등지로 여행하려는 승객들로 붐볐다.

<>공단 =구로공단을 비롯한 반월 남동 구미 창원공단 등 전국 주요 공단은
대부분 이날부터 휴무에 들어갔으나 불황 탓으로 귀향하는 근로자들의 표정은
예년처럼 밝아 보이지 않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회사에서 마련한 별도의
귀성차량을 이용, 고향을 찾았다.

공단업체들은 대부분 이날부터 다음주 18일까지 1주일정도 문을 닫을
예정이나 해외오더가 많은 일부 업체나 제품 특성상 수요를 맞춰야 하는
업체들은 추석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한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