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 2학년생들이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이 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하지
않는 입시 제도를 고수하는 데 대해 반발, 내달 10일 집단 자퇴서를
제출할예정인 가운데 과학고 2학년생들도 내달 6일 일괄 자퇴서를 제출키로
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전국 15개 과학고 2학년생 학부모들로 구성된 전국과학고학부모연합회는
11일 오후 서울 힐튼호텔에서 긴급 대표자 모임을 갖고 상대평가만을
기준으로 내신성적을 반영토록 한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과학고 2학년생 1천4백60명의 자퇴서를 오는 10월6일
해당 학교장에 제출키로 했다.

연합회의 김성숙 회장(53)은 "현행 입시제도하에서 우리 자녀들이
내신성적의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쳐 수능성적을 기준으로내신평가를 받는 길 밖에 없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에 따라 교육부가 고교간 학력차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시급히 만들어 이를 대학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중간고사와 검정고시 일정을 감안, 일괄 자퇴서 제출시기를 오는 10월6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비교내신제를 배제한 잘못된 입시제도로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엄청난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일괄 자퇴서를 제출해 놓고 현행
입시제도의 불합리함을개선하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 16개 외국어고 가운데 학교측이 전학원을 접수중인 한영외고와
이화외고 등을 제외한 나머지 학교 학부모들도 내달 10일 집단 자퇴원을
제출키로 했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내신성적 반영방법을 대학측의 자율에 맡긴 만큼
정부가 비교내신제를 대학측에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혀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무더기 자퇴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