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택조합장이 입주예정자들을 상대로 3백억원대의 분양사기극을
벌인 뒤 잠적한 사건이 발생했다.

3일 서모씨(37.회사원.서울 강남구 도곡동) 등 서울 송파구 가락동
우성아파트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전용건설 사장이며 이 아파트
주택조합장인 전성모씨(33.서울 도봉구 창동)가 아파트 미분양분 14가구를
재분양하면서 무려 1백84명과 계약을 맺은 뒤 이들이 낸 계약금 3백억원을
빼돌려 달아났다.

전씨는 모두 1백62가구인 이 아파트 분양이 지난해 말 완료됐으나 이중
14가구가 자격미달자에게 분양된 것으로 드러나자 올해 초부터 재분양을
실시, 모두 1백84명과 1억~1억8천만원에 계약했다.

전씨는 또 올해 초 지역정보신문등에 재분양광고를 내는 한편 서울시내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시가보다 2천만~3천만원을 싸게 분양한다고 속여
많은 입주자를 모집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예정자 서씨는 "지난주에 있을 예정이던 재분양 입주자들을 상대로
한 동과 호수 추첨일자가 연기돼 확인한 결과 지난달 31일 전씨와
시공업체인 전용건설 관계자들이 잠적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93년말에 주택조합이 구성돼 94년초 공사에 착공,
지난 8월말에 25평과 27평, 37평형 등 2개동에 1백6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한편 입주예정자 3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청을 방문, 이미 동,
호수 추첨이 끝난 기존조합원들의 입주를 막기 위해 가사용 승인을
보류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서울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