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근로자들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동안 일하지 않고 쉬는 날이
30일을 넘고 있다.

이틀 일하고 하루 놀고 있는 셈이다.

여름휴가 추석연휴 국경일 노조창립기념일 협상타결격려휴무 등이 몰려
있는데다 격주토요휴무제까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기업들마다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우중공업 거제조선소의 경우 지난 7월26일부터 8월3일까지 여름휴가
5일을 포함, 9일간 공장문을 닫았다.

이어 격주토요휴무일인 8월9일부터 노조창립기념일인 11일까지 사흘동안
쉬었다.

또 다음주 토요일인 16일이 노사협상타결 격려휴무일이어서 광복절(15일)에
이어 또다시 사흘 연속 일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추석연휴(9월14~17일) 직전인 13일(격주토요휴무일)부터 직후인
18일(연휴 연장)까지 6일 연속 쉰다.

여름 석달 거제조선소 공식 휴무일은 7월에는 11일, 8월에는 11일, 9월엔
10일 등 모두 32일.

여기에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연월차휴가 경조사휴가 여성보건휴가
(생리휴가) 등을 더하면 실제로 근로자가 쉬는 날은 더 늘어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한국중공업 창원공장, 삼성전자 구미공장 등 대다수
생산현장도 여름 석달 휴무일이 30일을 넘는다.

울산지역 현대 계열사들의 경우 <>일요일 13일 <>토요격주휴무일 7일
<>여름휴가 5일 <>추석연휴 4일 <>노조창립기념일 1일 등 휴무일이
31~32일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국중공업 등은 32일, 현대정공
고려화학 한국프랜지 등은 31일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 95년에는 휴무일이 연간 80일이던
것이 96년 격주토요휴무제가 도입되면서 89일로 늘었고 올해는 1백4일로
늘었다"면서 "선진국도 아닌데 우리는 벌써 선진국 행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근로자들은 "쉬는 날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가
하면 "쉬는 날이 많다고 하지만 쉬는 만큼 재충전하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