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아가냐공항의 관제시설 미비가 대한항공 801편의 사고 원인으로 대두
되면서 국내공항 시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공항의 시설은 한마디로 전반적인 용량부족속에 시설낙후로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16개 공항중 12개는 군용공항으로 이를 민간항공사가 빌려
쓰고 있어 관리운영의 이원화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국내공항의 가장 큰 문제는 시설부족.

급증하는 항공수요를 공항시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설부족으로 공항 혼잡도가 높아지면 정상운행에 차질을 빚고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96년 한햇 동안의 우리나라의 총여객수는 6천4백21만명.

한해전보다 14.4% 증가했다.

김포공항의 경우 지난해 국제여객 1천4백71만명, 국내여객 1천9백74만명이
이용, 여객 및 화물처리 실적에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지난 58년 국제공항 제정 당시 김포공항의 연간 항공기 최대 이착륙
횟수는 22만6천회로 계획됐으나 지난해말 이미 용량이 초과된 상태다.

제주 김해공항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이 수십분씩 대기하거나 공항상공을 선회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김포공항의 경우 항공기 지연률은 지난 95,96년에는 각각 4.3%,4.9%였으나
올들어 4월까지 6%를 넘고 있다.

또 제주공항도 지연률이 5.5%로 지난해의 1.8%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공항시설의 핵심인 활주로 길이 역시 기준치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B-747 등 대형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3천m급 활주로를 가진 공항은 16개
국내공항중 김포 및 제주공항 2개에 불과한 실정.

B-767이나 A-300 등 중형기 이착륙이 가능한 2천5백m급 활주로를 가진
공항도 김해 대구 광주 사천 군산 예천 강릉 원주 청주 등 7개다.

활주로 강도와 시설문제로 중형기이상의 기종 취항이 가능한 공항은 김포
제주 김해 광주 등 4개 공항뿐 이다.

지방공항의 항공수요를 감안하면 최소한 중형기이상의 취항이 필요해
활주로 확장이 시급한 상태다.

현재 이용중인 공항의 대부분이 군용공항으로 민간 항공기가 취항하면서
운영이 이원화돼 관리상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16개 공항중 순수 민간항공용 공항은 김포 제주 울산 여수 등 4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2개는 군용공항을 민간항공사가 빌려쓰고 있다.

군용공항은 주변지형상 민간항공용으로 부적합하고 군작전과 훈련 등
군용수요가 우선이므로 민간항공이 이착륙하는데 여러가지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민간항공기에 대한 관제를 군인이 맡고 있으나 군과 민간의 관제기준
및 절차가 달라 항공안전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한 이착륙 시설도 크게 낙후돼 시설확충 및 보수가
필요하다.

국내공항중 계기착륙장치(ILS)가 설치된 공항은 김포 제주 김해 대구 등
4개밖에 없다.

심지어 레이더가 없는 공항도 울산 여수 목포 속초공항 등이다.

지방공항의 여건을 고려할 때 관제통신시설 개선이 시급한 곳은 광주 여수
강릉 포항 등이라고 건교부측은 지적하고 있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