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801편의 괌 추락사고가 발생한지 이틀이 지나면서 항공사에
무더기 해약사태가 발생,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밤 괌으로 출발하는 두
항공사의 정기 항공편에 승객들이 무더기로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사고 직후인 6일만해도 정부와 항공사의 대책반 및
사상자 유가족의 현지 방문 등으로 괌으로 출발한 항공편의 좌석이 동이 난
상태였으나 이날 아침부터 예약취소가 잇따랐다.

이날 밤 8시20분 괌으로 떠난 A300기의 경우 30~40명 단위의 단체여행객이
무더기로 예약을 취소했다.

당초 항공편은 1백% 예악된 상태였으나 탑승을 포기한 승객들이 많아
탑승률은 60%선에 불과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경쟁사의 사고로 인해 덩달아 피해를 입고 있다.

괌지역으로 여행을 꺼리는 승객들로 인해 항공권 해약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밤 출발한 항공기는 보잉767-300기로 2백50명이 정원이었으나 1백50
여명만 탑승했다.

코오롱과 롯데, 온누리 등 국내 여행사들은 한창 성수기에 터진 KAL기
사고로 해외여행 의욕이 크게 저하되고 이와함께 당분간 해외여행 자제
움직임도 일어 영업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6일 사고발생후 이미 각 여행사에는 미리 잡아놓은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
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또 아직 여행취소를 결심하지 못한 사람들도 가족 등 주변의 만류에 의해
여행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의 취소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오히려 8월말 이후의 여행수요의 감소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이루어졌던 여행예약의 취소는 20~30%
선이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6,7일 이틀동안 새로운 여행계약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아 앞으로 5~6개월동안 괌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수요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코오롱여행사의 경우도 7일 출발 예정인 1개팀 16명의 괌 여행이 취소됐고
유럽 등 타지역 여행도 보통 15명 정도로 구성된 그룹마다 2~3명씩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특히 하루 70건에 달하던 예약도 사고이후 10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여행
문의도 거의 사라졌다.

한편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는 대한항공 추락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는 뜻으로 7일 하룻동안 해외여행모집광고를 자제해줄것을 당부하는
등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행광고를 내봐야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당분간 광고를 하지 않거나 크게 줄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노웅.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