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원단업을 하는 박모씨는 종로6가 종합시장 앞에서 종업원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3차까지 마친 뒤 시장 부근 택시정류장에서 정신이 몽롱해져 비틀거리자
30대 남자 2명이 다가와 "형님 왠 술을 이리 많이 드셨습니까"하며 부축해
주었다.

그들은 박씨를 으슥한 골목길로 데리고 간 뒤 자연스럽게 주머니속을 뒤져
20여만원이 든 지갑을 꺼내갔다.

속칭 "아리랑치기".

서울경찰청은 지난 1년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주요 범죄수법을 사례별로
묶고 이에 대한 방범요령을 제시한 "범죄 이렇게 예방합시다"라는 책자를
5일 발간했다.

3백94쪽의 이 책은 절도 강간 풍속사범 교통사고 등 각종 범죄사건과
사고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 사례마다 예방요령을 붙여 범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사례는 아리랑치기 외에도 <>30대 주부가 생활광고지에
집을 내놓은 것을 보고 찾아와 "전세금이 얼마냐"고 묻고 돌아간 뒤 1시간
만에 강도로 돌변해 돈을 빼앗아 간 경우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로 생년월일
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안 술집 종업원이 손님이 떨어뜨린 신용
카드로 백화점 등을 돌며 4백여만원어치의 물건을 구입한 경우 <>예식장에서
하객을 가장해 축의금을 절취하는 경우 <>택시기사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강도사고로 거짓 신고한 경우 등 각양각색이었다.

이 책은 각 경우의 예방 요령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전세와
관련된 강도사건 예방법으로 <>생활광고지에 집을 내놓을 때는 주소를
정확히 기재하지 말 것 <>두사람 이상 집에 있을 때 오게 할 것 <>20~30대
남자가 집을 보러 올 때는 경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책은 이밖에도 생년월일을 비밀번호로 정하는 신용카드 가입자가 많은
사실을 범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신용카드비밀번호는 어럽게 하는게 바람직하다는고 주문.

또 범죄대상이 되기 쉬운 가정은 <>대문이나 출입문이 열려있는 집
<>자물쇠가 밖으로 채워진 집 <>초저녁에 집안에 불이 켜있지 않은 집
<>낮에 창문 커텐이 쳐져 있는 집 등이라고 열거했다.

서울경찰청 이영재 방범부장은 "생활주변에서 범죄를 근절하려면 시민
각자가 범죄수법을 파악하고 "자기방범"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
요하다"며 책의 발간취지를 설명했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