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종군위안부로 알려진 캄보디아의 ''훈 할머니''가 렉 시나(27) ,
잔니(19), 시눈(17) 등 3명의 외손녀와 교포 이광준씨, 통역 김유미양(15)
등 5명과함께 4일 오전 7시30분 베트남 항공 938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나눔의 집(원장 혜진 스님)과 국내 언론사 공동초청으로 50여년만에
꿈에서도그리던 고국땅을 밟은 훈 할머니는 탑승교에서 내린 뒤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기쁩니다.

한국이 너무나 변했습니다"라며 고국 방문소감을 밝혔다.

훈 할머니는 이어 캄보디아에서 준비해온 검정색 손가방에서 "내 이름은
나미입니다.

혈육과 고향을 찾아주세요"라고 한글이 적힌 마분지를 꺼내 들고 "불쌍히
여겨 가족을 꼭 찾아주세요"를 연발하며 혈육상봉을 간절히 희망했다.

검정색 안경을 쓰고 흰 고무신을 신은 훈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두 외손녀의 부축을 받으며 탑승교를 내렸으나 또렷한 목소리에 밝은
표정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