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4일 새벽 2시.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변 도로를 걷던 김기석(36)씨는 뒤에서 갑작스럽게
달려든 자동차에 받쳐 쓰러졌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급하게 옮겨진 김씨는 그후 2백33일간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오른발목에 장애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고를 낸 자동차는 무보험차였고 치료비를 1천50만원이나 부담했다.

그래도 이 사건은 "불행중 다행"쪽에 속한다.

가해자가 치료비라도 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력이 없는 무보험차 운전자에게 사고를 당하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손해배상은 커녕 치료비 받기도 힘드는 까닭이다.

주위에서는 이런 피해자들이 의외로 많다.

작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뺑소니와 무보험 등으로 신고된 사고건수는 모두
5천73건.

피해금액은 2백60억원이 넘는다.

지난 3월말 현재 책임보험 가입률은 96.8 3%.

강제조항인 까닭에 거의 모든 자동차가 책임보험에 들고 있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 보상을 위해 필요한 종합보험 가입률은 80.87%에
불과하다.

길을 가득 메운 자동차 다섯대중 한대는 무보험차량인 셈이다.

1천만대를 넘은 등록차량수를 고려하면 2백만대가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하면 뺑소니나 무보험차량 사고의 경우에도
최소한의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소정의 서류를 갖춰 건교부 대행기관인 동부화재에 접수하면 책임보험
한도내에서 보상을 해준다.

책임보험가입자가 사람을 치었을 경우 사망시에는 최고 3천만원까지,
부상시에는 1천만원까지 지급한다.

후유장애는 3천만원을 지급한도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정도가 심한 교통사고의 경우 이같은 액수는 실제 치료비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오토바이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오토바이는 특성상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또 일단 사고가 일어나면 치명적일 때가 많다.

동부화재 이양희 차장은 "1백25cc이상 오토바이 역시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률은 16.43%에 불과하다"며 "종합보험
가입자는 1.97%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사고에 대한 아무런 대책없이 거리를 누비고 다닌다는 얘기다.

이성택 동부화재상무는 "무보험 운전은 자신은 물론 남의 가정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살인행위와 같다"며 "종합보험에 가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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