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승용차를 훔쳐 차대번호를 변조하고 차량 전산기록을 조작해 팔아
넘긴 공무원이 낀 기업형 차량절도단 1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0일 차량절도단 총책 노희윤씨(57.두신기획
대표)와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 관리과 직원 이동섭씨(41.7급) 등 4명을
상습절도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변조책 이정호씨(58)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달아난 이휘씨(57) 등 5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 등은 지난 2월1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차장에서
김모씨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훔쳐 헐값에 구입한 중고차 번호판을 붙이고
차대번호 등을 변조한 뒤 이에맞춰 차량 전산기록까지 바꿔 입력해 전국의
판매 알선책을 통해 팔아 넘기는 등 지난 93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74대의 차량을 훔쳐 이 가운데 41대를 8억1천여만원에 판매한 혐의다.

공무원 이씨는 지난 93년 6월부터 4년간 서울시 자동차관리계에서
근무하면서 노씨로 부터 건당 30~50만원씩 모두 3천만원을 받고 차량
74대의 차종, 차대번호 등기록을 전산조작한 혐의이다.

차량 절도범들이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기록을 전산 조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서울시측은 이씨가 근무했던 4년여간 차량등록 전산기록에
대한 감사를 한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중과세를 피하고 합법적으로 차량 번호판을 얻기 위해
"두신기획"이라는 유령회사 명의로 헐값에 중고차들을 사들인 뒤
다이너스티, 아카디아, 그랜저 등 고급 차종만을 훔쳐 전국의 카센터,
견인업체 업주들을 통해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