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분야의 연구는 기초와 응용의 구분이 없습니다.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오랜시간이 필요하지만 산업이전
속도와 파급효과는 엄청나지요.

21세기 한국의 국가경제를 뒷받침할 핵심분야의 하나로 꼽을수 있습니다"

제1회 고등과학원 생물분과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재미과학자
피터 김교수(미국 MIT대.39)는 생명과학연구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연구기반이 확립된 상태에서 막대한 연구비와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나라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분야로서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란 의미이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과학수준은 언제나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희망적
이라고 말한 그는 "이 에너지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지속시켜
국가전체의 연구역량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노벨상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그는 교포2세 과학자.

그는 올 봄 에이즈바이러스의 세포감염 기작을 밝혀내 큰 관심을 끌었다.

"인체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막에 둘러싸여 있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체세포를 침공하려면 바이러스의 막과 세포의 막이 막융합
이란 과정을 통해 합쳐져야 합니다.

에이즈바이러스의 단백질중에서 이 막융합을 조정하는 것이 외피단백질
이고 이 외피단백질의 여러부위중 막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위를
분리해 그 구조를 밝혀냈지요"

그는 에이즈바이러스와 인체세포간 막융합의 기본원리가 밝혀진 이상
에이즈치료제개발을 위한 응용연구에 탄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 코넬대학 (화학과)에서 학부를 마치고 스탠퍼드대 (생화학과)
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MIT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에도 소속되어 있는
그는 올해 미국학술원회원으로 선출됐다.

또 고등과학원 생물분과위원으로 임명되어 생물학부개설과 연구분야
설정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