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미를 강조하면서 조형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했습니다"

제12회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목칠작품 "자연일정"을 출품해 대상을
차지한 임승택(40.서울 서초가든빌라 나동 103호)씨는 보기에 아름답고
쓰기도 편리한 현대가구의 모델을 제시하려는 생각에서 응모했다고 밝혔다.

현대공예의 경우 기능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전통공예에서
중시하던 정신적인 면이 크게 결여돼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선비적 기품과 강건한 기상이 물씬 풍겨나는 옛가구의 기품을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상 수상작은 홍송과 느티나무 흑단을 재료로 한 68x34x180cm
크기의 수납장.

한국적인 미를 표현하기 위해 목단으로 제작한 윗부분의 형상을
신라토기의 기마인물상과 종의 머리부분에 있는 용의 모습에서 차용했다.

또한 문꼬리와 앞바탕은 사찰이나 고궁의 창살에서 따온 들국화 모양의
문양을 취했다.

임씨는 83년부터 94년까지 공예대전에 계속 출품했으나 1회 특선과 4회
입선에 그쳤다.

이후 응모하지 않았으나 지난 겨울 그의 재능을 아까워 하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재도전, 이번에 영광을 차지한 것.

홍익대 대학원 공예과를 졸업한 임씨는 현재 전북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