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분야에만 전력한 것이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한 비결입니다"

마그네틱테이프방식의 컴퓨터 보조기억장치분야에서 세계1위인 미국
엑사바이트사의 윌리엄 마리너회장(44)은 18일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가능성 있는 사업분야를 포착한 후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한 것이
오늘의 엑사바이트를 있게 했다"고 성공비결을 소개했다.

엑사바이트사는 85년 설립돼 그동안 8mm 테이프저장장치를 중점적으로
생산해 온 대표적인 저장장치 공급업체로 지난해에만도 4분의1인치와 4mm,
DLT(디지털 라이브러리 테이프)등 4종의 테이프저장장치로 3억6천만달러
(약3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리너회장은 "경쟁업체인 퀀텀 시게이트 휴렛팩커드 소니등이 광디스크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등은 물론 전자제품에도 손을 대고 있지만
엑사바이트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테이프저장장치만 생산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기아그룹이 업종을 전문화해 피해를 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업종전문화의 리스크가 크다는 말은 78년 처음 이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끈질기게 들어왔다"면서 "그러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과
판매망, 자신감을 갖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90년들어 엑사바이트의 매출이 연평균 20%이상 성장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잘 설명한다고 덧붙였다.

마리너회장은 또 "기아그룹의 예가 한국 중소기업들이 세계적인
전문업체로 발돋움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엑사바이트는 이날 신제품 "이글DMi"를 새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서버에서만 사용되던 기존 것과는 달리 PC뿐만 아니라 PC/TV,
인터넷TV, 셋톱박스, 디지털TV등에 연결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개인이용자를 겨냥해 개발했다.

마리너회장은 이 제품의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지멘스피라미드등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던
것에서 탈피, 개인을 대상으로한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10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는 그는 "IT(정보기술)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성장한 한국의 발전상에 감탄했다"며 "인터넷붐으로 저장장치수요가 늘고
있는 한국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