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중서부 전선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말라리아 환자가 주로 포천
연천 등 휴전선 부근 전방지역에서 1백22명이 발생, 작년 상반기의 28명보다
무려 4.4배로 크게 늘어났다.

95년 같은 기간의 13명에 비하면 9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경우 8월 한달간 환자 1백34명이 발생하고 연말까지 모두
3백56명이 말라리아 발병자로 보고됐다.

말라리아는 30여년전 국내에서 소멸돼 "잊혀진 전염병"으로 간주되다 3년
전부터 전방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유행하기 시작해 국방부와 복지부 경기도
등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말라리아 환자의 90%이상은 휴전선 가까이 근무하는 현역장병이다.

특히 전방에서 야간 매복이나 초병근무에 나가는 군인의 경우 모기에
물려도 기척을 내지 말아야 하는 근무수칙상 말라리아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국내 말라리아는 열대성 학질과 구별되는 삼일열말라리아로 중국 얼룩무늬
날개 모기가 매개하며 감염뒤 1개월~1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작년에 모기에 물렸어도 올해 발병할 수 있다.

복지부 이덕형 방역과장은 "휴전선 북방지역에 말라리아가 토착화된 것이
확실시되나 아직 휴전선 남쪽 접경지역에서 재토착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모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군인들에게 예방투약을 하고
바르는 모기약을 활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