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15일 광역시로 승격된다.

지난 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시로 발돋움한 이후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울산시가 35년만에 다시 거듭나는 것이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에 이어 7번째이다.

제조업의 높은 생산력, 안정된 산업구조 등 성장잠재력을 두루 갖춘
울산시는 광역시 출범과 함께 21세기 우리나라 공업 중심도시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의 현재와 미래상을 조명해본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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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인구는 지난 23일 1백만명을 넘어섰다.

4개 구로 돼있는 현재의 울산시 면적은 1천55.5평방km로 서울의 1.7배이며
재정규모는 96년 기준으로 7천7백59억원이다.

재정자립도는 86.5%로 광역시 승격 당시의 시세 등이 현재의 울산과
비슷했던 광주(63.1%)나 대전(83%)을 능가하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액은 지난해 42조2천4백78억원으로 전국의 11.5%, 수출액은
2백10억8백만달러로 전국의 15.4%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항만물동량은 1억3천만여톤으로 전국 1위다.

이같은 시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원동력은 굴직한 국가공단과 기업체들
때문.

지난 62년 1월 정부가 특정공업지구로 공포한 울산에는 4천6백16만1천
평방m규모의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1천7백30만6천평방m 규모의 온산국가
산업단지 등 국내 양대 산업단지가 있다.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현대그룹 계열사와 유공 쌍용 등 66개의 대기업과
8백41개의 중소기업 등 모두 2천6백53개의 크고 작은 기업체가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2.4%(1백60억7천9백만
달러) 수입액 13.3%(2백억달러) 항만물동량의 17.8%(12억8천4백3만5천t)를
점유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그동안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에 걸맞는 행정조직을
갖추지 못했다.

광역단체인 경남도의 그늘에서 걸음마 행정을 해왔다.

또 열악한 도시기반 시설과 교육 문화 환경 노사분규 등 구조적 문제점
들이 산적해있다.

그중 도로와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

도로율은 14.6%로 대구 인천 광주 등 다른 광역시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편이지만 시외곽로가 적어 시가지 중심로와 공단로가 하루종일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상수도 보급률은 82%로 대구(95%) 인천(91%) 광주(86%)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 낮고 시민 한명당하루 급수량도 3백66리터로 전국 평균 4백8리터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수도 보급률은 76.9%로 타도시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인구가급팽창하고
있는데다 식수원 상류인 양산시 웅상읍과 경주시 외동읍 일대에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면서 하수처리 부담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모자라 2부제 수업이 많고 대학도 울산대와
울산전문대뿐이다.

시립박물관 하나없는 문화의 불모지이기도하다.

공해도시라는 불명예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국민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사분규가 발생하면 전국이 들썩들썩 거린다는 것.

온 나라의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노동운동의 영향력이 대단한 도시다.

이때문에 노동계에서는 노동운동의 메카로 부르기도 한다.

< 울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