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학원가에 불황의 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6일 외국어 학원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학원들마다
지난해보다 평균 30~40%의 수강인원이 감소했다.

특히 외국어 학원의 주고객이던 직장인들의 수강이 격감하고 있다.

이는 각 기업체들이 경비 축소의 일환으로 제일 먼저 직원들의
외국어학원 위탁교육과 학원보조비를 줄이거나 없애버렸기 때문.

그동안 기업체들은 직원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회사 돈으로 20~30명
단위로 학원에 보내거나 수강료를 지원, 외국어학원들의 고정적인 수입원
역할을 해왔었다.

정철외국어학원은 최근 삼성그룹과 대한항공 등의 대기업체들이
위탁교육을 끊으면서 전체 수강생의 30~40%에 해당하는 1천5백~2천명
정도가 줄었다.

시사영어사가 운영하는 ELS학원은 부도가 난 한보그룹을 비롯 한솔,
삼성측의 위탁교육생이 떠나면서 서울 종로 강남 신촌 등 5개 직영학원의
수강생 30%에 해당하는 2천명 가량이 줄어들었다.

민병철어학원도 세계물산 LG패션 등의 고객을 놓치면서 20% 가량의
수강생이 감소했다.

곽영일어학원은 (주)옥시측의 위탁생을 잃은데 이어 서울시지하철공사
리츠칼튼호텔 등과의 위탁교육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철외국어학원 김태훈 교무부장은 "대기업체들이 직원들의 어학교육
비용을 대폭 삭감하면서 타격이 매우 크다"며 "요즘은 소규모 무역업체들의
신입사원 교육마저 사라져버려 고객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회사로부터 보조비를 받으며 개인적으로 다니던 학원을 그만 둔
직장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보통 한달 20만~30만원하는 학원비 전액을 자비부담하기가 벅찬 때문이다.

동숭어학원 함현규 원장은 "직장에서 학원비를 보조받기 위해 월말에
학원수강 확인증을 요구하는 직장인이 평균 30~40명 됐으나 현재는
4분의1로 줄어들었다"며 "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수강하는 토익듣기반은
30%, 회화반은 40%정도 감소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