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신한종금회장과 사돈 양정모 전국제그룹회장간의 날카로운 법정
공방이 예상외의 인물들이 증인으로 등장,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신한종금 주식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김회장에 대한 4차 공판이 열린
4일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는 의외의 인물인 이영호 동서증권 문정동지점장
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씨는 양전회장 소유주식및 부동산 관리를 전담했던 국제그룹 금융2부에서
주식과장을 맡았던 양회장의 측근. 이씨는 이날 "국제그룹 해체당시 명의
신탁형식으로 은닉돼 있던 양전회장의 주식을 따로 정리해 주식보관일람표
라는 비밀문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문서는 양전회장이 차후 그룹복원을 위해 남겨둔 주식 일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으로 타인명의로 등록한 주식 일체가 총 망라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특히 "이 문서에는 문제의 신한투금주식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진술, 명의신탁 주식이 총정리된 주식보관일람표에 신한투금주식이 빠져
있다는 사실은 이 주식이 증여됐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유력한 자료라는
변호인측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변호인측은 이씨가 신한투금주식실물을 보관해온 실무자라는 점에서 이씨의
진술이 이번 재판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김회장의 아들인 덕영씨가 명의신탁사실을 시인한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증거로 확보돼 있는 이상 이씨의 증언이 명의신탁주장을
뒤엎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심기.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