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이 초보자를 위한 노트북 안내서를
펴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시 상수도 본부 암사정수사업소 정수과 김상수씨.

김씨는 최근''내친구 노트북''(정보시개)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산출신인 김씨는 가난때문에 초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했으며 만학끝에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친 입지전적인 인물.

지난 91년 9급공무원시험에 합격, 서울시 암사정수사업소로 첫 발령을
받은 김씨는 컴퓨터를 통해 인생의 좌표를 새로 설정한 케이스다.

김씨는 처음 배치받은 암사 정수장에서 수질통계 정리업무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자 이를 컴퓨터로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중엔 일주일치 작업을 하루만에 완료하는 개가를 올렸다.

현장 출장업무가 많은 김씨는 자비로 노트북을 구입하기에 이르렀고
고장이 잦자 해당업체에 직접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걸 깨닫고 소비자보호를
위한 압력단체인 ''노트북사용자모임''까지 결성했다.

현재는 이 모임의 회장으로 있다.

그래서 주위에선 그를 노트북 컴퓨터마니아들의 대부로 부를 정도.

직원들 사이에 연구파로 통하는 김씨는 96년 수도기술연구소가 주최한
업무개선사례발표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조만간 상수도
업무와 관련, 서울시에 개선안도 올릴 계획이라고.

김씨는 ''대우가 노트북과 함께 팔기위해 저작권료(1천만원)외에
로열티 3%등의 호조건을 제시했지만 노트북을 가진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이 제안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남궁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