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소유하고 있는 각종 사건의 판례와 관련법령 및 문헌정보를 일반
국민과 기업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외국기업과 국제계약을 체결하려는 기업은 서울지법민원실 검색대나
전경련 중소기업연합회 등에서 대법원이 배포한 CD롬을 찾아보면 큰 도움을
얻게 된다.

대법원은 9일 방대한 양의 법률정보를 담은 CD롬을 제작, 국가 각 부처를
비롯한 공공기관에 하반기중 무료배포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일반국민들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산망을 통해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법률정보센터사업을 오는 2천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이 배포키로 한 CD롬에는 해방이후부터 지난 5월까지 대법원 주요
판례 4만여건의 전문과 92년 이후 지방 및 고등법원에서 내려진 주요 판결
2만여건의 전문이 수록돼 있다.

또 50여권 분량에 이르는 현행법령 3천4백12개 전체와 대법원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주요 법률관계 서적과 논문이 담겨져 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기업이 국제상거래 계약을 체결할 때
법률정보에 어두워 분쟁발생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건을 받아들인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들이 CD롬을 통해 관계있는 판례나 법령을 충분히
검토한다면 이런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국내기업이 법률적 지식이나 국제상거래 관행에 어두워 피해를 보고
국내 법원에 하소연 해온 경우는 의외로 많아 이 CD가 기업들의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CD롬을 작동시켜본 결과 신용장에 대해 기존 판례를 검토하고 싶은 사람은
하급심 판결의 경우 14건, 대법원판결의 경우 34건의 전문을 읽어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