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 정든 동료 경찰관과 청사를 떠나야 한다니 아쉽습니다"

오는 30일 정년 퇴임을 앞둔 전북지방경찰청 민원실의 송인석(60.여)
경사.

전국 1천2백여명의 여자경찰관 가운데 최고참으로 40년 4개월이란 긴
세월을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살아온 전북경찰의 "산증인"이자 여자
경찰관의 대모인 송경사는 전주여고를 갓 졸업한 19살 때인 지난 56년
친구의 외삼촌인 김종환(당시 전북경찰국 공보주임)씨의 추천을 받아
공보실 일반직원으로 채용되면서 경찰과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57년 2월 29일 특채로 정식 경찰관이 된뒤 40여년동안
전북지역에서 숨은 일꾼으로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해 왔다.

"지난 92년 한달동안 수소문한 끝에 20여년동안 헤어졌던 모자를
상봉케 해준 일이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다"는 송경사는 "다시 태어난다
해도 그동안 국가로부터 받은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경찰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대개 정년을 앞두고 3개월 전부터 사회적응을 위한 휴식기간을 갖게
마련인데도 민원실의 인력이 부족하다며 출근을 고집하고 있는 그녀는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한된 부서에서만 근무를 해 내 능력을
발휘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한다.

또 송경사는 "민원실이나 면허계 등에 한정돼 있는 후배 여경들이 다른
부서에서도 남성 못지 않는 활약으로 여경의 위상을 높여 주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