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버스요금이 4백원에서 4백30원으로 인상된 첫 날인 26일
오전 시내 곳곳에서는 요금인상 내용을 잘 모르는 출근길 시민들과
운전사기들 사이에 거스름 돈 문제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5백원짜리 주화를 내고 아예 거스름돈 받기를 포기했고
운전기사들도 거스름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당분간 보류한다던
할증료가 오히려 70원으로 인상된 셈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토큰 판매소에서도 거스름 돈인 10원짜리 동전을 구하느라 애를 먹는가
하면 10원짜리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토큰을 5개 단위 (2천1백50원)나
10개씩 (4천3백원) 판매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김종선씨(32)는 "시청앞 회사까지 출근하기 위해
오늘 아침 토큰을 두 개 사려했으나 10원짜리가 없다며 팔지 않았다"며
"운전기사에게 거스름돈을 요구했으나 역시 10원짜리가 없다며 거절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함께 토큰과 버스카드 공급물량의 확대로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는
서울시의 당초 전망과 달리 시내 토큰판매소 및 버스카드 판매소에서는
공급물량이 크게 달려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시민들은 "요금인상 전에 버스카드 공급체계부터 개선했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요금의 갑작스런 인상으로 업체들이 미처
10원짜리 동전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시민들이 미리 버스카드나
충분한 토큰을 구입,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