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을 통해 12일 귀순한 북한주민 안선국씨(47)와 김원형씨(57)는
당초 알려진대로 선원이 아니라 북한의 외화벌이지도원으로 밝혀졌다.

1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안씨는 국가과학원 평안북도 자재공급소
외화벌이지도원이며 김씨는 총참모부 공병국 외화벌이지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들 가족 14명이 타고온 32t짜리 목조어선은 김씨의 재미교포
쌍동이동생 일형씨가 보내준 2만달러중 5천5백달러로 중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들의 귀순은 오랜 기간에 걸쳐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서해상을 경비중이던 우리 해군에 발견된지 11시간만인 이날 새벽
3시35분께 인천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한 안,김씨등 북한주민 두 가족
14명은 심한 피로에도 불구, 취재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이들은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한마디로 "한심한 지경"이라고 잘라 말해
최근의 북한 식량난을 실감케 했다.

< 김준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