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기공은 지난 87년 노조 설립이후 한차례도 노사분규를 치르지 않을
정도로 협력적 노사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이같은 화합분위기탓에 지난해에는 노동부에서 선정하는 노사협력 우량
업체로 뽑혔고 올 근로자의날에는 산업평화의탑 금탑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의 박영하 사장을 만나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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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경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사원들에게 회사 실정을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불필요한 불만을 줄이고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경영에 관한 문제는 노경이 수시로 상의해서 결정한다.

월례조회 때는 회사가 경영실태를 근로자들에게 설명해준다.

노조간부들이 임원회의에 참석해 근로자측 입장을 밝히기도 한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서로 믿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노조간부들과는 형제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들은 언젠가는 사장이 자기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믿는다.

노조와 경영자는 때로는 대립관계에 서지만 동반자라는 사실을 늘
강조한다.

물론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을 노조가 고집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회사측 입장을 무시한채 일정 수준을 넘어선 경우는 거의 없었다.

-주력사업이 바뀌면서 인력재배치문제로 갈등을 겪지는 않았는가.

<>케이블 매설공사에서 정보통신분야로 주력사업이 바뀌는 과정에 노측과
갈등을 겪었다.

기전공사나 자동화 반도체클린룸 LAN(근거리통신망) WAN(광역통신망) 등
신규사업 비중이 커짐에 따라 땅을 파서 케이블을 묻는 일만 하던 근로자
들이 설 땅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회사라면 근로자를 대량해고한뒤 새로 뽑아 새 일을 맡겼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재교육시켜 재배치하는 방도를 택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종래 하던 일을 하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결국 노사 양측이 한발짝씩 양보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

-근로자 직무능력향상을 위한 교육훈련도 실시하는가.

<>지난해부터 다른 대기업 못지않게 교육훈련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성개발교육은 다른 기업들과 비슷하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사원 직무능력을 키우는데 힘쓴다는 점이다.

인재개발팀에서 사원들의 부문별 직무능력을 A급 B급 C급 등으로 평가한뒤
교육훈련을 통해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근로자들의 고충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현장에 자주 내려가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고충을 듣는다.

공사현장이 2백곳이 넘기 때문에 모두 둘러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장실보다는 현장에 머무는 때가 많다.

올들어서는 열네번 현장을 둘러보았다.

여러가지 고충처리방안도 마련해 놓았다.

가령 "스피크업" 제도를 만들어 누구든지 전자메일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아이디어나 정보를 제공토록 했다.

사장으로서 사원들의 불만이 쌓이지 않도록 늘 신경쓰고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