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여파로 체불임금이 두달째 사상최대 수준인 1천3백억원대를 유지했
다.

이에 따라 체불임금을 둘러싼 분규가 잇따르고 시내버스 병원 등 공익사업
장이 조업을 중단,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11일 노동부에 따르면 4월말현재 체불임금은 제조업부문 9백25억원을 포함,
1천3백20억원으로 1년전보다 51.7% 늘었으며 이로 인해 4백44개 업체의 근로
자 6만4천4백39명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

이는 3월말 기록한 사상최대치 1천3백32억원보다는 12억원 줄었으나 체불발
생업체수는 오히려 5개 늘었고 대상근로자도 1백94명 증가했다.

노동부는 체불임금이 신속히 청산되도록 지도하고 있으나 14개 업체 1천5백
44명의 체불임금 51억원은 청산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체불임금이 늘면서 최근에는 노사분규나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회사 영동교통의 경우 경영난으로 근로자 1백47명의 임금 7억
4천7백만원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도시형버스 137번 137-1번과 좌석버스 37번 등 62대의
시내버스가 지난달 28일부터 운행을 전면중단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충북 괴산 소재 원일관광교통도 지난해 12월부터 근로자 2백80여명의 임금
3억여원을 체불했다.

이에 근로자들이 조업을 거부,지난 1일부터 괴산-청주간을 운행하는 이 회
사의 시내버스 38대가 운행되지 않고 있다.

충북 보은에서는 유일한 준종합병원인 장병원이 넉달째 계속된 임금체불로
이달초부터 6과 가운데 일반내과와 외과를 제외한 4과의 진료를 중단했고 이
번주부터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가스라이터 제조업체인 인천 삼지실업의 경우 지난해말 부도가 발생하자 7
억여원의 임금을 체불한채 잠적했던 사장이 근로자들에게 붙들려 지난 8일
인천지방노동청에 연행돼 구속되는 일도 발생했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