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앙수사부 (심재륜 검사장)는 3일 김현철씨가 측근인 이성호
전대호건설사장이 설립한 회사를 통해 비자금을 은닉, 관리해온 혐의를
잡고 이씨의 재산에 대한 전면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현철씨의 자금이 이씨가 설립한 (주)동보스테인레스 자금으로
유입된 혐의를 포착, 지난 2일 이 회사 본사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자금관련서류 일체를 압수해 회사설립 경위 등을 집중조사중이다.

동보스테인레스는 포항제철이 대전이남 지역에 공급하는 스테인리스
철강판매권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로 그동안 판매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현철씨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또 현철씨가 두양그룹과 우성건설등 경복고 동문기업인들로부터
받은 수십억원중 상당액수가 이씨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일부 확인,
이씨와 주변인물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정확한 자금의 흐름을 추적중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지난 95년 이씨가 서울 서초동 대호빌딩을 S그룹에
팔면서 매각자금으로 받은 8백64억원중 6백87억원을 전국 8개 종합유선
방송을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씨가 신아기획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유선방송관리법상
3년이내에 주식양도를 금지한 규정을 어기고 이면계약으로 주식을 매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인수과정에 현철씨가 개입했는지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유선방송국을 매입하고 대호건설을 수산중공업에
4백20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 또 다른 대기업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중인 이씨가 귀국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이씨가
귀국하는대로 검찰로 불러 관련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4일자).